하태석의 퓨쳐시티-3 <적응가능한 미래도시>
조선일보 칼럼

하태석의 퓨쳐시티-3 <적응가능한 미래도시>

조선일보 칼럼

DATE 2017-06-27

하태석 건축가/스케일(SCALe) 대표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 - 주역

우리가 사는 현재의 사회는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실 우리의 환경과 사회 그리고 기술은 언제나 변화해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건축과 도시에 대한 생각들은 마치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는 것처럼 여긴다. 도시적 문맥도 환경도 기술도 마치 모두 정지되어 영원한 것처럼 말이다. 피라미드와 파르테논 신전과 같이 건축의 역사는 영속성을 기반으로 하였다. 영원불변을 건축의 최고의 가치로 알아왔다. 하지만 기능을 다한 건축물은 폐허로 남게된다. 도시의 비전을 만들고 도시계획을 설계하는 것을 마스터플랜이라고 한다. 10년 후의 도시를 설계하지만 10년 후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세상이 되어있을 것이다. 우리의 불확실한 미래는 영속성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미래는 오픈 되어 있고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건축은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나의 계획이 완성되는 순간, 건축이 완성되는 순간 건축은 미래를 한정한다. 건축은 오히려 영속성을 버림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다.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생존 할 수 있는 것은 강함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적응성 때문이다. 건축이 적응한다는 것은 건축과 사람과의 관계를 고정시키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적응성은 건축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불확실한 미래에 건축이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어야한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명체와 같다. 만약 이를 인정한다면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스마트시스템이어야한다. 도시를 이루는 시민들, 그들의 니즈, 도시를 이루는 구성요소, 도시에서 싹트는 사회와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인다. 미래도시는 이러한 변화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생명체와 같은 곳이어야한다. “지속가능한 건축 및 환경이란 계속 존속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변화에 쉽게 적응하는 것을 의미한다"로 시작하는 적응가능한 미래 연구그룹의 보고서는 적응성(adaptability)을 사용자나 환경의 상황변화에 따른 가치를 최대화하고자 하는 요구에 부응해서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적응성은 시간기반, 상향식, 참여형, 대량맞춤과 같은 개념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시간기반도시는 공간기반의 도시에서 공간사용이나 목적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도시를 말한다. 도시에 대해 정지된 시간으로 보는게 일반적이지만 시간기반으로 도시를 바라볼때 우리는 적응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상향식’은 시민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에 대한 대응과 공공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에 기반한 상향식 도시는 시민들의 실제적인 니즈를 담아 도시가 실시간으로 유연하게 적응 되도록 도와준다. ‘참여형’은 시민의 요구에 맞게 공간 활용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상향식 의사소통구조와 함께 시민이 도시행정 및 계획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 되어야함을 뜻한다. 참여는 사람이 도시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도시는 이를 위해 작동 되어야함을 말하며 가치판단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도시에 반영한다. ‘대량맞춤’은 시 다양한 요구를 충족 시키기위해 시민의 요구사항을 알고리즘으로 손쉽게 맞춤화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개념이다. 도시는 일반적으로 대중이라는 평준화된 대상을 상정하고 있지만 이는 더 구체적인 지역과 심지어는 개인에 맞추어 대량맞춤되어 최적화 되어야한다. 이러한 과정은 많은 시간과 복잡함이 수반되는데 뉴미디어, 로보틱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3D프린팅과 같은 진보된 기술은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래도시는 이러한 개념들이 실현된 유동화되어 가변적이고 실시간으로 최적화가 가능한 적응도시가 되어야한다. ▲ 건축가 하태석이 201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발표한 ‘미분생활 적분도시’는 스마트폰에 의한 시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 개개인에게 알고리즘에 의하여 대량맞춤화된 집을 만들어 주며 이를 기반으로 상향식으로 도시가 생성되는 적응가능한 미래도시이다. ▲ 건축가 하태석이 201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발표한 ‘미분생활 적분도시’는 스마트폰에 의한 시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 개개인에게 알고리즘에 의하여 대량맞춤화된 집을 만들어 주며 이를 기반으로 상향식으로 도시가 생성되는 적응가능한 미래도시이다.

건축가 하태석이 201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발표한 &lsquo;미분생활 적분도시&rsquo;는 스마트폰에 의한 시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 개개인에게 알고리즘에 의하여 대량맞춤화된 집을 만들어 주며 이를 기반으로 상향식으로 도시가 생성되는 적응가능한 미래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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